퇴근하고 서랍을 정리하다가 큰아이가 수능 날 차고 갔던 손목시계와 도시락통을 꺼냈습니다. 1년밖에 안 지났는데, 시계를 손에 쥐니 그때 긴장했던 마음이 그대로 떠오르더라고요.
올해 수능을 앞둔 집이라면 지금쯤 수능 한 달 전 부모 준비로 마음이 바쁘실 거예요. 큰아이 수능을 한 번 치러 본 엄마로서, 그때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챙기고 무엇을 내려놓을지 정리했어요. 올해 바뀐 가채점표와 사인펜 규정도 함께 넣었습니다.
먼저 답부터 말씀드리면, 지나고 보니 부모 몫은 세 가지였어요. 아이의 하루 리듬을 시험 시간에 맞춰 주는 것, 준비물을 미리 손에 익게 하는 것, 그리고 말을 줄이는 것입니다. 그 한 달 동안 아이는 눈에 띄게 예민해졌고, 입맛이 없다며 밥을 남기거나 배가 아프다고 하는 날이 잦았어요.

수능 한 달 전 부모 준비, 큰아이 때를 돌아보면
큰아이 수능을 앞두고 저는 아이보다 더 긴장해 있었던 것 같아요. 회사에서는 팀장이라 내색할 수 없었고, 집에 오면 뭐라도 해 줘야 할 것 같아 자꾸 말이 많아졌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 한 달 동안 부모가 새로 해 줄 수 있는 건 많지 않았어요. 공부는 이미 아이 몫이었고요.
엄마가 할 수 있는 건 아이가 흔들리지 않게 주변을 평소대로 지켜 주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수험생 엄마들께는 "더 하려고 하지 말고, 지금 있는 걸 시험 날에 맞춰 주세요"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수험생 컨디션 관리, 다시 한다면 이렇게
기상 시간은 30분씩 천천히
수능은 오전 8시 10분까지 입실하고, 8시 40분에 국어가 시작됩니다. 고3은 밤늦게 공부하고 아침에 겨우 일어나는 날이 많아서, 시험 날만 갑자기 일찍 일어나면 1교시 내내 머리가 무겁기 쉬워요.
한 번에 바꾸라고 하면 반발만 생기더라고요. 일주일에 30분씩 당겨서, 수능 2주 전쯤에는 시험 날 기상 시간에 맞춰 두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밥은 평소 먹던 것으로
몸에 좋다는 음식을 갑자기 챙기면 오히려 속이 불편해질 수 있어요. 수능 날 점심도 아이가 평소 잘 먹던 반찬으로 싸는 게 마음이 편합니다. 이건 제가 직접 후회한 부분입니다. 아이가 입맛이 없다고 하니 기운 내라는 마음에 평소 안 먹던 보양식을 해 먹였는데, 오히려 속이 불편하다며 더 힘들어했습니다. 그 뒤로는 평소 먹던 음식 위주로 바꿨고, 배 아프다는 말도 조금씩 줄었습니다.
도시락통은 주말이나 모의고사 때 한두 번 미리 써 보게 해 주세요. 뚜껑 여는 법, 칸 크기, 식었을 때 맛까지 아이가 알고 있으면 당일 점심시간이 낯설지 않아요.
질문은 줄이고, 들어 주기는 늘리고
"오늘 몇 시간 했어?", "모의고사는 어땠어?" 같은 질문은 걱정에서 나오지만, 아이에게는 검사받는 느낌일 수 있어요. 다시 한다면 저는 저녁 메뉴나 날씨 같은 가벼운 말만 건네고, 아이가 먼저 꺼내는 이야기는 끝까지 들어 줄 것 같아요.
집 안 소리도 같이 줄였어요. 그 한 달은 저녁 TV를 거의 켜지 않았는데, 동생들도 처음엔 불만이었지만 형이 시험 볼 때까지만이라고 하니 잘 따라 주었어요.
직장맘이라면 수능 주간 일정부터
저희 집은 수능 날 남편이 휴가를 쓸 수 있어서 저는 연차를 내지 않았어요. 부부 중 누구라도 하루 비울 수 있는지 지금 미리 맞춰 두시면 마음이 한결 편합니다. 수능 전날 예비소집 때 시험장 위치를 같이 확인하려면 그날 오후도 비워 두면 좋고요.
수능 준비물, 큰아이가 쓰던 시계와 도시락통
큰아이가 수능 날 찼던 시계는 아날로그 시계였어요. 수능장에는 휴대전화, 스마트워치, 이어폰처럼 통신 기능이 있는 기기와 전자식 화면이 있는 시계를 가져갈 수 없거든요.
평소 휴대폰으로 시간을 보던 아이라면 아날로그 시계 바늘이 처음엔 어색할 수 있어요. 한 달 전에 마련해서 모의고사나 문제 풀 때 차고 연습하게 해 주세요.
준비물은 전날 몰아서 챙기면 꼭 하나씩 빠집니다. 시기별로 나눠 두면 마음이 훨씬 가벼워요.
| 준비물 | 언제 챙기나 | 챙길 점 |
|---|---|---|
| 아날로그 시계 | 한 달 전 | 통신 기능, 전자식 화면 없는 것 |
| 보온 도시락통·수저·물 | 2주 전 | 미리 한두 번 사용해 보기 |
| 얇은 겉옷 | 1주 전 | 시험실 온도에 맞춰 입고 벗기 |
| 수험표·신분증 | 예비소집일 | 사진 붙은 신분증인지 확인 |
| 컴퓨터용 사인펜 | 선택 | 시험장 지급, 개인 지참도 가능 |
올해는 바뀐 게 두 가지 있어요. 수험표 뒷면에 가채점표가 인쇄돼 시험 중에 답을 적어 둘 수 있는데, 교시 종료령이 울린 뒤에 적으면 부정행위가 됩니다. 사인펜은 시험장에서 나눠 주지만 평소 쓰던 것을 가져가도 되니, 요건은 평가원 수능 누리집에서 꼭 확인해 주세요.
수험생 엄마가 알아 둘 수능 이후 일정
수능이 끝나면 바로 가채점과 정시 준비로 넘어갑니다. 최종 정답은 12월 1일에 발표되고, 성적은 12월 11일에 통지돼요.
성적이 나오기 전 3주는 아이가 푹 쉴 수 있게 두고, 부모는 입시 설명회나 상담 일정만 조용히 확인해 두면 충분합니다. 정시 원서 일정은 대학마다 다르니 모집요강에서 직접 확인하셔야 해요.
수험생 엄마들이 자주 묻는 것
Q. 올해 수능 날짜와 성적 발표일은 언제인가요?
2027학년도 수능은 2026년 11월 19일 목요일이고, 성적은 12월 11일에 통지됩니다. 입실은 오전 8시 10분까지예요.
Q. 한 달 전에 영양제나 보약을 새로 먹여도 될까요?
처음 먹는 것은 몸이 어떻게 반응할지 알 수 없어서, 시험이 가까울수록 새로 시작하기보다 평소 먹던 것을 유지하는 편이 마음이 편해요. 꼭 챙기고 싶다면 의사와 먼저 상의해 보세요.
Q. 평소 쓰던 컴퓨터용 사인펜을 가져가도 되나요?
올해부터 요건을 갖춘 검은색 컴퓨터용 사인펜은 개인이 가져갈 수 있어요. 시험장에서도 나눠 주니, 요건이 헷갈리면 지급받은 것을 쓰면 됩니다.
남은 3주, 엄마는 평소처럼
수능 한 달 전 부모 준비는 결국 리듬, 준비물, 말 줄이기였어요. 서랍 속 시계를 다시 보니, 그때 아이에게 필요했던 건 특별한 응원보다 평소와 같은 집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 집 수험생은 요즘 몇 시에 일어나나요? 수능 시간에 맞추는 중이라면 댓글로 같이 이야기 나눠요.
다음 글에서는 수능 당일 아침, 부모가 몇 시부터 무엇을 챙기면 좋을지 정리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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